중국 지린성 박물관에 기증된 ‘진고구려귀의후(晉高句驪歸義侯)’ 황금 인장을 둘러싸고 다시금 고구려의 역사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 글은 해당 사건의 배경과 역사 왜곡의 본질을 고찰하고자 합니다.⸻1. 황금 인장 하나로 고구려를 ‘지방 정권’으로 만들 수 있는가?중국 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는 2025년 5월, ‘진고구려귀의후’라는 글자가 새겨진 황금 인장이 지안시 박물관에 기증되었다며, 이를 통해 고구려가 고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장에 쓰인 ‘귀의(歸義)’라는 단어를 ‘복속’의 의미로 해석하며, 고구려가 서진 왕조에 신복(臣服)했다고 해석한 것입니다.하지만 이는 사료의 맥락을 무시한 편의적 해석입니다. 인장은 외교적 수사이자 형식일 뿐이며, 실제로는 고구려가 자주적 외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