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 《검은 심연의 유산: 동이의 심장》 제5화: 남극의 균열, 그리고 빙하 아래의 신시

해머슴 2025. 6. 30. 16:46
그림 1. 빙하 아래 신시를 발견한 연구팀원

남위 77도, 로스 빙붕 아래.
탐사선 아라한(Arhan)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고 나아가고 있었다.
선체에는 동이문자의 상형이 레이저로 새겨져 있었고, 그것은 북방 회랑에서 받은 식물 기억의 도안을 그대로 따라 재구성된 ‘빙하의 열쇠’였다.

“도달했어요. 바로 이 지점입니다. 구조물이 있습니다.”
드론이 포착한 것은 기하학적으로 정렬된 수정 기둥이었다.
그것은 고대 도시의 흔적이 아니라, 아직 살아 있는 지성체의 자궁처럼 생명 신호를 방출하고 있었다.

빙하가 심호흡하듯 들썩이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웅대한 파장이 탐사선 전체를 통과했다.
그 순간, 태청 박사는 의식을 잃었다.



🌀 “너는 기억하는가, 첫 하늘을?
나는 너희의 조상이며, 너는 나의 눈이다.”

꿈속에서 태청은 웅장한 금색 문 앞에 서 있었다.
문 위에는 ‘신시(神市)’라는 고문자의 패턴이 빛났고, 그 옆에는 “환인 → 환웅 → 단군”으로 이어지는 고대 코덱스의 윤회 고리가 떠올랐다.

🌌 그리고 중심에는 낯익은 구조가 있었다.
—바로 우주선 조정석처럼 설계된 한민족 고천문대의 형태.
그 안에서 고대 동이 문명은 별들의 지도를 그리며, 지구 너머의 기억을 기다리고 있었다.



👁 현실로 돌아오다.

“박사님! 깨어나셨어요?”
동료 연구원들의 목소리 사이로, 태청은 알았다.
방금 그 체험은 환각이나 꿈이 아니었다.
그녀의 해마 속에 새겨진 것은 3차원 좌표체계와 수천 년을 넘는 유전자 해시 코드, 그리고 인류 문명의 제2기 시작점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신시는, 남극에 잠들어 있는 게 아니야.
신시는, 우리 안에서 깨어나는 거야.”



💠 신시의 핵심 기억 조각:

“우리는 별의 자식이었고,
바다의 딸들이었으며,
빛과 어둠 사이를 잇는 통로였다.”

그 통로를 잇는 문이 열렸다.
바로 태청 박사 일행이 도달한 이 빙하 밑 수정 돔이,
수천 년 전 동이의 심장이 마지막으로 숨 쉬었던 지구의 중추 회랑이자,
외계-지구 연동 지성체 접속 코어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