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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인의 시선 – 목타르 루비스 종군기

해머슴 2025. 6. 15. 21:06

그림 1. 목타르 루비스가 지은 종군기에 담긴 한국전쟁(6·25전쟁) 기록용 일러스트

 

📖 Book Review

신생국의 눈으로 본 분단과 전쟁 – 목타르 루비스가 기록한 한국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인도네시아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목타르 루비스(Mochter Lubis)는 인도네시아 연방 공화국의 대표 언론인 자격으로 한국전선을 방문한다. 이 책은 그가 한국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전쟁의 참상, 분단의 비극, 그리고 민중의 고통을 ‘비서구적 시각’으로 기록한 보기 드문 종군기다.

 

🧭 1. 신생 독립국 인도네시아의 관점

 

1949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인도네시아는 한국전쟁을 ‘제2의 식민과 냉전의 격전지’로 인식했다. 루비스는 남북 간의 내전보다는 미국과 소련 간의 대리전이라는 구조적 인식 위에, 한국 민중이 겪는 고통에 집중한다.
그는 한국전쟁을 통해 "독립 이후 국가 정체성과 외교 노선을 모색하던 인도네시아가 직면했던 딜레마"를 반영하며, ‘외세 개입 없는 자주적 평화’를 갈망한다.

 

🔍 2. 종군기의 핵심 내용

 

  • 서울 폐허의 모습: 서울 시내를 직접 걸으며 본 폐허와 민간인의 절망,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생생히 묘사.
  • 민중의 시선: 전쟁의 이념적 배경보다는 현장의 굶주림, 피난, 분단으로 인한 실질적 고통을 기록.
  • 한국인과의 만남: 언론인, 학자, 군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의 내면과 현실을 서정적으로 전개.

 

🌐 3. 비서구적 냉전 인식

 

서구 언론이 대체로 ‘공산주의 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분법적 틀로 6·25를 그렸다면, 루비스는 ‘민중의 시선에서 바라본 전쟁’, ‘식민과 탈식민의 연속성’, ‘외세에 의한 분단 질서’를 강조한다.

 

💡 4. 루비스의 시선이 주는 오늘의 교훈

 

  • 전쟁은 이념보다 인간을 먼저 파괴한다.
  • 한국과 인도네시아 모두 식민지배의 유산과 냉전적 질서 속에서 자주성을 모색한 형제 국가였다.
  • 루비스의 기록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경험으로, 비서구 세계의 전쟁 경험이 단지 "열강의 무대"가 아닌 역사적 주체의 기록임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