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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의 제나라』 역사소설 Syntax 강화본 (Plaintext Narrative)

해머슴 2025. 4. 5. 05:31

1. 멸망 이후



668년, 고구려가 무너진다. 유민들은 만주, 요동, 연해주, 산동으로 흩어진다.  

제국은 사라졌지만, 정신은 흩어지지 않았다.



2. 잊힌 씨앗



고구려 장수의 손자, 이정기. 산동 평야의 미곡 창고를 지키던 노예.  

그는 이름을 버리고, 검을 버린 자들을 모아 작은 마을을 지킨다.  

그 마을의 이름은 제齊. 기억에서만 존재하던 국명이 다시 불린다.



3. 절도사의 가면



당은 그를 절도사로 봉하고, 이정기는 그 가면을 쓴다.  

그러나 그의 법은 고구려식, 병법은 부여식, 정치는 백성 중심이다.  

산동의 군현이 하나둘 그에게 귀속된다.



4. 다물의 재현



이정기는 다물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걷는 길은 다물이다.  

그는 국경을 넘지 않되, 정신의 경계를 넓힌다.  

청년들에게는 활과 책을, 노인에게는 논과 권한을 준다.



5. 제3의 고구려



이정기의 통치는 20년을 넘긴다.  

아들 이납, 손자 이사도는 각기 문(文)과 무(武)를 계승한다.  

이들은 더 이상 당의 장수가 아니라, 제나라의 왕이다.



6. 내부의 갈등



외부의 침략보다, 내부의 변질이 먼저 온다.  

검을 든 자들이 권좌를 원하고, 붓을 든 자들이 침묵하기 시작한다.  

다물의 불씨는 제국의 틀 속에서 점점 흔들린다.



7. 퇴위와 유산



이정기는 말없이 자리를 내놓는다.  

아들에게 남긴 한 줄의 유언.  

“다물은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다.”



8. 소다물운동



제나라는 끝나지만, 정신은 끝나지 않는다.  

산동 농민들이 세운 야학, 떠돌이 시인들의 다물노래,  

그리고 후세가 부르는 제3의 고구려.



그것은 제국이 아니라,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