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어느 지점에 오면
사람은 더 이상 “나아지고 싶다”기보다
“망가지지 않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워진다.
나에게 독서는
의지를 단련하는 도구가 아니라
속도를 늦추고, 판단을 멈추고, 타인을 해치지 않기 위한 장치가 되었다.
특히 ‘동료지원가’라는 역할을 떠올리게 된 이후로는
책을 고르는 기준이 훨씬 분명해졌다.
▪ 가르치지 않는 책
▪ 훈계하지 않는 책
▪ “이겨내라”고 말하지 않는 책
아래는 그런 기준으로 모아본
회복 독서의 기록이자, 하나의 컴필레이션이다.
1. 의지가 아닌 리듬의 문제로 회복을 보다
리듬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질문은 바뀌었다.
“왜 이 정도도 못하나?”에서
“지금 리듬이 무너졌구나”로.
수면, 각성, 활동, 휴식.
이 단순한 요소들이 흐트러질 때
정신은 생각보다 쉽게 균형을 잃는다.
이 책의 장점은
회복을 의지의 문제로 몰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료지원가를 염두에 둔다면
이 관점은 특히 중요하다.
사람을 바꾸려 하지 않고
환경과 흐름을 먼저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2. 속도를 늦추는 문장들
느리게 산다는 것
이 책을 종교서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나는 이 책을
정서적 완충재처럼 읽었다.
모든 문장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속도를 늦추는 문장 몇 개면 충분하다.
회복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건
“빨리 나아져야 한다”는 조급함이다.
이 책은
그 조급함을 조용히 내려놓게 한다.
3. 감정을 교정 대상이 아닌 이해 대상으로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책은 감정을
도덕이나 성격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감정은
뇌가 상황을 해석한 결과라는 설명은
불안을 겪는 사람에게 큰 해방감을 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내 감정에게
조금 덜 잔인해졌다.
동료지원가 관점에서도
이 책은 중요하다.
타인의 감정을
판단하거나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4. 불안을 ‘실패’가 아닌 반응으로 보기
불안할 땐 뇌과학
불안을 없애는 법을 가르치는 책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불안이 왜 생기는지를 먼저 설명한다.
호흡법이나 마인드 트레이닝을 시도할 때
이 책은 좋은 배경 설명이 된다.
“이 반응은 잘못이 아니다.”
이 한 문장이
사람을 꽤 오래 지탱해 준다.
5. 이해하려 들지 않아도 되는 서사
나는 정신병원에 간다
이 책은
정신질환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읽는 사람도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같은 공간에 잠시 앉아 있는 느낌.
동료지원가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어쩌면 이런 거리감일지도 모른다.
6. 아픔을 개인 책임에서 꺼내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이 책은 묻는다.
왜 어떤 아픔은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처리되는가.
구조와 환경을 보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조언자가 되고,
쉽게 상처를 덧낸다.
동료지원가를 생각한다면
이 책은 거의 필수에 가깝다.
회복 독서에 대한 나만의 원칙
하루 10~20쪽이면 충분하다
컨디션이 나쁘면 목차만 읽고 덮어도 성공
읽다가 자책이 생기면, 그건 책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상태다
독서는 치료가 아니다.
치료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맺으며
동료지원가는
누군가를 끌어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게 곁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컴필레이션은
그 자리에 서기 위해
나 스스로를 다치지 않게 지키는 기록이다.
같은 길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조용한 참고 자료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 해쉬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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