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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한 역사, 지워진 진실들 ―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그 이면을 다시 묻다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표면적으로는 ‘성과’로 기록되었습니다.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가야사는 오랫동안학계·행정·교과서에서‘불분명한 연맹체’, ‘주변부 역사’라는 틀 속에축소되고 정리되어 왔습니다.이러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식민사관의 잔재와 행정 편의적 역사 해석이겹겹이 누적된 결과였습니다.이번 인문학 강좌는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어떤 역사 인식이 문제였는지,그 문제를 어떻게 설득하고 바로잡았는지,그리고 어디까지 수정이 가능했고 무엇이 남았는지를현장의 경험과 사료 인식을 바탕으로 시민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가야는 왜 ‘늘 설명이 부족한 역사’가 되었는가가야는고분군, 철기 생산 체계, 해상 교류, 정치적 연합 구조 등풍부한 고고학적 증거를 지닌 문명권이었..

역사글 2026.01.23

고대조선은 끝났는가 ― 『고대조선, 끝나지 않은 논쟁』을 다시 읽으며

한국 고대사는 종종“이미 정리된 영역”처럼 취급된다.단군은 신화,고조선은 전사(前史),한사군은 평양,그리고 삼국의 등장.이 서술은 너무 익숙해서의심조차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정말 그럴까.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책이고대조선, 끝나지 않은 논쟁이다.1. 고대사는 ‘완결된 과거’가 아니다이 책이 전제하는 인식은 명확하다.고대사는 이미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지금도 논쟁 중인 역사라는 점이다.패수의 위치,한사군의 실재와 범위,단군 서사의 성격.이 문제들은교과서 속에서 정답처럼 제시되지만,학문적으로는 여전히서로 다른 해석이 병존한다.저자는“논쟁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숨기거나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2. 역사는 사실의 목록이 아니라 해석의 구조다역사 논쟁의 본질은사실의 유무보다해석의 방식에 있다..

역사글 2026.01.22

역사광복이 안 된 국립중앙박물관 ― 낙랑군 평양설의 실체와 재검토의 필요성

국립중앙박물관의 고구려 연표와 전시 영상에는“낙랑군이 기원전 108년부터 서기 313년까지 북한 평양에 존재했고, 고구려 미천왕이 이를 멸망시켰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그러나 『삼국사기』와 중국 정사(正史) 기록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 통설은 여러 측면에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광복 80년을 앞둔 지금, 우리의 고대사 인식은 과연 ‘광복’되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1. 서기 247년, 평양은 이미 고구려의 수도였다『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동천왕 21년(247년)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온다.“遷都平壤城(천도 평양성)”즉, 3세기 중반 이미 평양은 고구려의 수도였다.만약 이 시기에도 한나라의 지방행정기관인 낙랑군이 평양에 존재했다면, 동일한 공간에 두 개의 주권 정치체가 동시에 공존했다는..

역사글 2026.01.20

Metaphosis of the Warrior 팬덤(Fandom)은 어떻게 왕국(Kingdom)이 되는가

'팬덤(Fandom)’이라는 말은 가볍게 쓰인다.하지만 이 단어를 조금만 낯설게 바라보면, 흥미로운 구조가 드러난다.Fan(지지자) + Kingdom(왕국)팬덤은 단순한 취향 집단이 아니라,어떤 가치·세계관·서사에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공동체에 가깝다.나는 이 지점에서, 현대 SF 서사와 고대 신화가 맞닿는 지점을 본다.단군서사 ― 전사는 정복자가 아니었다단군서사는 흔히 신화로 분류되지만,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사 서사’라기보다문명 개창의 이야기에 가깝다.단군은 적을 쓰러뜨리는 영웅이 아니다.그는 하늘의 뜻을 받아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질서를 연 존재다.여기서 전사는폭력의 주체가 아니라공동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등장한다.이 점에서 단군서사의 전사상은‘야만’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다.케세르 ..

과학글 2026.01.11

한국사 ‘미화’라는 말이 가리는 것 ― 식민사관과 중화 패권사학을 넘어서

최근 한 영상에서사학과 출신 학생이 한국 고대사 연구나‘역사 바로 알기 운동’,그리고 《환단고기》와 같은 인식 틀을 두고“민족주의적 미화”, “시간 낭비”라고 단정하는 장면을 보았다.“차라리 취업 잘 되는 과나 가라”는 말은단순한 개인의 의견을 넘어,오늘날 한국 사회가 역사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를적나라하게 드러낸다.그러나 이 논쟁의 핵심은‘한국사를 미화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진짜 문제는왜 한국 고대사를 말하면 자동으로 ‘미화’라는 프레임이 작동하는가이다.1. 한국 고대사는 왜 늘 ‘과장’으로 의심받는가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역사적 위상이나활동 범위를 언급하면곧잘 “과장이다”, “민족주의다”, “비학문적이다”라는 반응이 따라온다.그러나 이 반응은완전히 중립적인 학문 태도라기보다..

역사글 2026.01.10

“빨리, 빨리”와 Pali ― 속도로 살아남은 문명들의 공명

Korea–India Cultural Reflection한국어의 “빨리, 빨리”는 종종 조급함이나 성급함의 상징으로 소비된다.그러나 이 표현은 단순한 성격 묘사가 아니라,시간과 환경에 대응하며 살아남아야 했던 인간의 축적된 감각에 가깝다.속도는 기질이 아니라,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듬어진 생존의 기술이었다.이동으로 유지된 언어, Pali의 세계인도 남부와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전해진 Pali 전통은기록보다 사람의 몸과 기억을 통해 먼저 이동했다.짧고 반복 가능한 문장,암송에 최적화된 구조,리듬을 가진 언어.이는 느림의 산물이 아니라,전파와 이동을 전제로 한 민첩한 문명 설계였다.책이 이동하기 전, 사람은 이미 이동하고 있었다.“빨리”는 조급함이 아니라 판단의 압축이다“빨리, 빨리”는 단순한 재촉의 말이 아니..

역사글 2026.01.09

인류의 이주사라는 질문 속에서 한국인 선조의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

인류의 역사는 정착의 역사이기 이전에 이동의 역사였다.사람들은 기후 변화, 환경 압력, 기술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이동했고,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양식이 형성되었다.오늘날 인류학과 고고학은이 이동의 궤적을 단일한 이야기로 설명하지 않는다.대륙 간 이동, 연안 이동, 북방과 남방의 복합 경로 등인류의 이주사는 점점 다층적인 구조로 이해되고 있다.이러한 관점에서 보더라도한국인 선조의 역사를 인류 이주사 속에서 살펴보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이는 특정 민족을 중심에 두려는 시도가 아니다.오히려 동아시아라는 공간,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한반도라는 지형 속에서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고 적응했는지를 관찰하는 하나의 사례에 가깝다.중요한 것은 단정이 아니다.과학적 태도란 “믿어라”가 아니라“비교해 보자”..

인류글 2026.01.07

자동적 사고가 달라졌기에, 감정도 달라졌다 — 날씨와 환경을 대하는 마음의 변화에 대하여

요즘 들어같은 날씨, 같은 거리, 같은 소음 속에서도내 감정이 이전과는 다르게 반응하고 있음을 느낀다.비 오는 날이 반드시 우울하지도 않고, 흐린 하늘이 꼭 무기력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처음에는 단순히 “기분이 나아진 걸까”라고 생각했지만,조금 더 관찰해보니 변화의 핵심은 감정이 아니라사고가 작동하는 방식,즉 자동적 사고에 있었다.사건은 여전히 같은데, 감정이 달라진 이유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날씨가 안 좋아서 기분이 가라앉았다.주변이 시끄러워서 예민해졌다.하지만 실제로는사건과 감정 사이에 하나의 과정이 존재한다.그것이 바로 자동적 사고다.흐린 날씨 → “오늘도 무거운 하루겠지”소음 → “왜 나를 방해하지?”주변의 변수 → “이건 분명 좋지 않은 신호야”이 생각들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않아도순식간에 ..

인류글 2025.12.30

🌳 자카란다(Jacaranda)와 「잘크린다 / 잘크련다」

아프리카 잠비아 카사리아 지역의 나무 이름과 음차의 문화적 겹침에 대하여1. 문제 제기아프리카 남부, 특히 잠비아(Zambia)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카란다(Jacaranda) 나무는 보랏빛 꽃으로 유명하다.그런데 현지 구술 명칭이나 한국어 화자의 인식 속에서 이 나무가“잘크린다”, 혹은 “잘크련다”와 같이 들리거나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이 현상은 단순한 착청일까, 아니면 음차(音借)의 자연스러운 변동성일까?2. 자카란다(Jacaranda)의 어원적 출발점Jacaranda라는 이름은포르투갈어 → 스페인어 → 라틴계 식물학 명명 과정을 거친 단어다.본래 발음은[자-카-란-다] / [ʒa.kaˈɾɐ̃.dɐ] 계열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이 발음이영어식현지 반투어 사용자 발음식민지 행정 언어를 거치며 다층적..

과학글 2025.12.25

절박한 청년에게: 지금 군문 앞에서 멈춘다는 것의 의미

요즘 청년들에게 “각오가 있으면 된다”는 말은 너무 쉽게 던져진다.군대, 해외, 고위험 노동, 극한 경쟁.마치 버티기만 하면 인생이 열릴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현실은 다르다.군인에게 나이는 중요하다.한국 기준으로 서른 살 전후면 이미 장교 루트는 거의 고정되고,개인의 능력과 무관하게 제도적 평가가 따라붙는다.동맹국 군 경력 이전 역시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말과 달리신분·인종·이주자 포지션·위험 할당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함께 온다.특히 앵글로색슨 국가에서외국 출신 하위 계층 군인은국가가 보호하는 인재라기보다소모 가능한 인력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이걸 두고 “겁이 나서 안 간다”고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오히려 국제정세와 제도를 읽은 판단이다.군문에 선다는 건 멋있는 선택이 아니라목숨이 한 끗으로 ..

인류글 2025.12.24